"호텔 창립 이후 이런 긴장감은 처음입니다."서울 시내 대형 호텔들이 대(對)테러 태세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슬람 무장단체의 테러 협박편지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에 이어 19일에도 한국정부가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에 배치한 한국군을 `7일 이내`에 철수하지 않으면 "서울을 불바다(burn seoul)"로 만들 것이란 내용의 성명이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서 발견됐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 바람에 청와대, 국회, 시청 등 주요 국가기관과 인접한 특급호텔의 경우 경찰과 국정원 직원 등이 수시로 오가며 출입자 동향 파악에 신경을 곤추세우는 등 테러 대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광화문의 A호텔은 지난 18일 사내 전직원에게 5쪽 분량의 테러 대비 지침서를 배포하고 교육을 실시했다. 이 지침서에는 `거동수상자 식별요령`을 포함해 호텔 핵심시설 통제법, 안전관리실 및 당직 지배인과의 공조법 등이 실려 있다. 국빈 방문이 잦은 B호텔도 평소 15명이던 보안요원을 지난주 30명으로 증원했고, 지하 주차장과 보안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CCTV 5대를 추가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C호텔 관계자는 "어제(18일) 대테러 전문가를 초빙해 300여명의 직원들에게 교육을 실시했고, 모든 반입물품은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보안검색을 하고 있다"며 "객실에 있는 투숙객도 퀵서비스나 소포를 보안실 경유 없이는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호텔업계가 보안업무를 강화하게 된 것은 지난 18일 정부가 이라크 북부 아르빌지역에 주둔 중인 한국군 자이툰부대의 파병기간을 2005년 말까지 1년 연장할 뜻을 내비친 것과도 관계가 있다는 게 호텔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이툰부대를 철수하지 않으면 한국 시설물에 대해 공격을 가하겠다는 이슬람 무장단체의 협박 이후 호텔도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됐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미국계 메리어트호텔이 이슬람 무장세력 제마 이슬라미야의 폭탄 테러로 12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올해 3월에는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의 한 호텔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20여명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또 지난 7일에는 이집트 타바 힐튼호텔에서도 폭탄테러가 발생해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에 대해 D호텔 관계자는 "자이툰부대가 철수하지 않으면 테러를 서슴지 않겠다는 이슬람 무장세력의 경고에 호텔 오너들이 자발적으로 보안강화를 지시한 상태"라며 "호텔에 테러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란 말할 수 없이 크기 때문에 한층 강도 높은 보안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털어놨다.(헤럴드경제)
제 목 : 또테러협박…대형호텔 경계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