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그룹 내에는 부산 말고도 여러 곳에 특급호텔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파라다이스그룹은 ‘카지노(Casino) 사업’ 이미지만 부각된 측면이 적지 않아요.”
지난 2월 부산파라다이스호텔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영일(李榮一·58) 사장은 “파라다이스그룹이 호텔을 중심으로 한 종합레저그룹으로서의 이미지를 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02년에 신라호텔 대표이사 자리를 그만둔 이 사장은 올 초 전락원(田樂園)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제의를 받았다. 이 사장은 “전 회장께서 ‘여보게, 이젠 우리도 호텔이 중심이야’ 하면서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신라호텔에 있을 때 오랫동안 전 회장을 ‘고객’으로 모셔온 게 (나를 부른) 인연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호텔 경영 전문가이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그는 1973년 당시 신축 중이던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의 전기공사를 맡은 게 계기가 돼 27년 동안 줄곧 신라호텔에만 몸담아왔다. 귀족풍의 외모나 세련된 매너가 특급호텔 CEO로서 손색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다. 2000년에는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인 ‘리더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호텔경영인 39인 중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포함되기도 했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워커힐호텔 인수에 대해 묻자, 현재 이 사장의 최대 관심사는 내년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행사라고 말했다. IOC 서울 총회, 남북 고위급 회담 등 굵직한 행사를 수도 없이 치러낸 이 사장의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내년으로 다가온 셈이다. 그는 “곳곳에 흩어진 호텔들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서울에 호텔이 하나 있는 게 유리하다”며 워커힐 호텔 인수에 관심이 있음을 표시했다.
이 사장은 틈틈이 부산 근교 산들을 답사하고, 동래파전과 조방낙지 등 부산의 먹을거리 원조집을 찾아다니며 맛보는 등 ‘부산 알기’에도 열심이다.
(조선일보)
제 목 : 카지노가 아니라 호텔로 승부하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