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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설탕공예 나홀로 공부…7년만에 세계 정상
작성자 : 호텔담당 등록일 : 200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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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공예 나홀로 공부…7년만에 세계 정상

빵·과자 굽기를 즐기던 평범한 주부가 ‘설탕공예’라는 생소한 분야에 도전, 7년 만에 권위있는 국제대회에서 모든 부문의 상을 휩쓰는 성공을 거뒀다.

지난달 말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04 설탕의 창조적 세계’에 참가해 웨딩케이크와 머리장식, 과일케이크 세 분야에서 각각 금상, 은상, 동상을 차지한 이종열(李鐘熱·51)씨.

‘영국 설탕공예 길드’가 30년 전부터 4년에 한번씩 여는 이 대회에는 매번 세계 각국의 설탕공예 전문가 700여명이 참여한다.

설탕공예란 설탕에 젤라틴과 섬유질 등의 식재료를 반죽해 모양을 빚고 색을 넣어 자연건조시켜 완성하는 순수공예. 물론 먹을 수 있고, 설탕의 천연방부제 역할로 영구보존도 가능하다.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한데다 첫 출전이라 수상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상을 휩쓸었다’며 주최측도 놀라더라”고 이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300년 전부터 왕실 중심으로 설탕공예를 발전시켜온 종주국 영국에서는 ‘웨딩케이크+머리장식품+과일케이크’를 한 세트로 친다.

이씨는 “부케를 얹은 2단 웨딩케이크는 섬세하고 성실한 표현을, ‘족두리’를 출품한 머리장식 분야에선 한국전통을 살린 점을, 과일케이크는 최고급 코냑을 사용해 맛을 살린 점을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이종열씨는 지난 97년 제과학원을 다니다 우연히 ‘유럽과 일본 등에서 설탕공예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그 화려하고 달콤한 세계에 곧장 빠져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선생은커녕 교본조차 구할 수 없었다. 전업주부인 그녀는 ‘이왕 하는 공부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프랑스 코르동 블뢰 등 외국 요리학교를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처음엔 예뻐서 반했어요. 그런데 워낙 빚을 수 있는 형상이 다양해 기념식이나 각종 이벤트에 활용하는 음식장식업으로 발전시키면 부가가치가 엄청나다는 걸 알았죠.”

설탕장식을 입힌 3단 웨딩케이크의 경우 50만원을 호가한다. 이씨는 “보통 웨딩케이크에 버터크림을 사용하는데, 하객들이 잘 먹지 않더라”며 “그보다 덜 달고 맛있으면서도 화려한 설탕케이크로 틈새시장을 뚫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개인연구실을 차려놓고 설탕공예를 가르치고 있는데, 유명호텔 제빵사나 제과업체 공장장 등이 배우러 온다”고 했다. 유럽에서 살다 오거나 고급스러운 설탕공예 음식 맛을 한번 본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 대량생산과 시판을 준비한다는 것.

이씨는 어릴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고 손재주가 좋았다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을 기다려 제일 먼저 산 게 전기오븐. 결혼 25년째인 지금까지도 그 전기오븐을 이용해 온갖 음식을 실험하고 있다고.

그녀는 “신혼 때부터 하루종일 연습한 결과물로 남편 저녁밥상을 차렸고, 자녀는 물론 동네 아이들 생일 케이크까지 내가 다 만들어줬다”고 자랑했다.

“내성적이었던 제가 요리공부를 해 이런 상까지 탈 줄 누가 알았겠어요? 어떤 일이든 좋아하기만 하면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 같아요.”(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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