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상사의 눈치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또 정규직은 다 쉬는 토요일에 자신들만 나와서 일해야 하는 비정규직들의 설움도 여전하다.
대기업인 모 자동차 회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주5일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 회사 과장 이상은 여전히 토요일에 조를 짜서 출근을 한다. 주5일제가 법제화된 7월도 마찬가지다. 토요일 근무 특근비가 나오지도 않는데다, 안 나간다고 해서 결근처리 되는 것도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김모 과장(34)은 “회사에서는 ‘자발적’으로 나오라고 강조하지만 상사의 말 한마디면 모든 게 끝”이라고 투덜거렸다.
본사는 주5일제를 시행해도 지방 지점은 출근해야 하는 회사도 있다. 신용정보회사에 다니는 김모씨는 “지점장이 ‘실적이 부진한 사람은 출근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쉬고 싶은 사람은 말을 하고 쉬라는데,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청와대 게시판에 “노조간부도 자신의 생계가 위협당할까봐 문제를 제기하지 못 하는 실정”이라고 글을 올렸다.
비정규직 직원의 불만은 더욱 크다. 정규직 직원들이 쉬는 주말에 여행을 다녀오는 걸 보며 상대적 박탈감만 느끼게 된다고 토로한다. 항공사 용역직원 김모씨(31)는 “차라리 우리끼리면 포기하고 살겠지만 주말이면 해외로, 지방으로 여행을 다니는 정규직원들과 우리의 처지를 비교해보면 비참한 심정이 든다”고 털어놨다.
은행 계약직 사원 하모씨(27)도 “계약직 사원들은 주말에도 현금지급기를 관리하느라 쉬지 못한다”며 씁쓸해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5일제 특수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말상품 전문인 ㅈ여행사는 “문의전화만 조금 증가했을 뿐 실적엔 아무런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영업직 사원 김모씨(36)도 “레저용 차량에 대한 특수를 기대했던 게 사실이었지만 구입을 문의하는 고객수가 전혀 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주도 호텔의 주말 객실 예약률도 20~30%에 불과했다. 제주 ㄱ호텔 관계자는 “주5일제 특수가 일어나려면 실질적인 시간·금전적 여유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향신문)
제 목 : 주5일제 ‘그림의 떡 
